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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란 무엇인가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심각한 외상 사건을 겪은 후 나타나는 정신 건강 문제로, 단순한 스트레스 반응을 넘어 장기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질환입니다. 전쟁, 교통사고, 자연재해, 성폭력, 학대, 테러와 같은 극심한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뒤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 직후 누구나 두려움, 불안, 긴장감을 경험할 수 있으나, 보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감을 되찾게 됩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사고 후 한 달 이상 고통스러운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악몽이나 플래시백으로 인해 사건을 재경험하게 되며, 일상생활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가 바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해당합니다.
중요한 점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단순히 의지가 약하거나 성격이 나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이상, 편도체·해마·전두엽과 같은 뇌 부위의 기능 변화, 그리고 개인의 기질, 사회적 지지 부족,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게 됩니다.
따라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성별이나 연령과 관계없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기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화되어 심각한 사회적, 직업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인지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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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주요 증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은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재경험 증상입니다. 이는 외상 사건이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침습적 기억, 사건이 지금 당장 다시 일어나는 것 같은 플래시백, 외상과 관련된 악몽, 그리고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에 노출될 때 극심한 불안 반응을 보이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두 번째는 회피 증상입니다. 사건과 관련된 생각이나 대화를 피하고, 특정 장소, 사람, 활동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행동이 포함됩니다.
세 번째는 사고와 기분의 부정적 변화입니다. 외상 사건의 중요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해리성 기억상실, 자신이나 세상에 대한 왜곡된 믿음, 지속적인 죄책감과 수치심, 그리고 이전에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 상실이 여기에 속합니다.
네 번째는 과도한 각성과 반응입니다. 작은 소리에도 쉽게 놀라거나 겁을 먹고, 끊임없이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불면증이나 집중력 저하, 분노 폭발, 무모한 행동 또는 자해 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한 달 이상 지속되며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 큰 장애를 줍니다. 따라서 반복적인 악몽이나 플래시백, 회피 행동이 나타난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를 의심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과 위험 요인
외상 후 스트레스의 직접적인 원인은 생명을 위협하는 외상 사건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모든 외상 경험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 것은 아니며, 발병에는 다양한 위험 요인이 작용합니다.
첫째, 사고 충격의 크기와 특성입니다. 교통사고, 폭력, 전쟁과 같이 신체적 손상을 동반하거나 사건을 반복적으로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일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 발병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뇌의 신경학적 변화입니다. 편도체와 전대상피질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위협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위험 신호가 꺼지지 않아 불필요하게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셋째, 심리적·사회적 요인입니다. 과거 우울증, 불안장애, 알코올 의존과 같은 정신질환 이력이 있거나, 가족이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경우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아동기에 학대나 방임을 경험한 경우 성인이 되어 외상 후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넷째, 유전적 요인입니다. 특정 유전자 변이가 스트레스 호르몬의 조절과 관련되어 있어 외상 후 스트레스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결국 외상 후 스트레스는 단순히 한 가지 원인으로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외상 사건과 개인의 심리적·생물학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정신건강 문제입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한 이해는 예방과 치료 접근에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와 회복 방법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충분히 회복될 수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정신치료, 약물치료, 그리고 사회적 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신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 노출치료, 인지처리치료, 정신역동적 치료, 그리고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가 대표적입니다.
노출치료는 환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외상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공포 반응을 점차 줄여나가도록 돕습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왜곡된 생각을 재구성하고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 데 효과적입니다.
약물치료에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가장 흔히 사용되며, 필요에 따라 다른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가 병용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각하거나 자살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지지는 회복 과정에서 큰 힘이 됩니다. 가족과 친구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사회적 낙인 감소가 환자의 치료 의지를 높입니다.
예방 측면에서는 외상 직후 안정된 환경 제공, 사회적 지원, 불필요한 자극 차단, 그리고 전문가의 개입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외상 후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질환이므로,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조기 치료와 올바른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입니다.